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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장애인의 달 맞이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조직지원부 사원 강진혁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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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강진혁/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조직지원부

 

 2019년 겨울, 소리 없이 찾아온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혼란을 야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잠깐 앓고 지나갈 질병으로 넘기거나, 몇몇 국가에 국한되어 질병이 세계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대한민국도 그런 국가들 중 하나였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전염이 시작되어 사망자가 속출하고 나서 코로나19대응과 관련하여 국가 방침이 시작되었다. 다들 각자의 생존방식에 급급하여 주변을 살피지 못할 무렵, 장애인은 더욱 고립되어 삶의 방향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강타할 무렵 정진찬(가명)님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으나, 휠체어장애인이 장애인으로서 취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곳저곳을 다녀보며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 해도 시시각각 변하는 국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출입에 제한이 있거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고개를 떨구며 집으로 돌아가는 일들이 부지기수였다.

도내 장애인 취업 관련 여러 기관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봐도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축소, 비대면 업무 전환 등으로 인해 좀 더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 경력이 있는 사회복지사들도 코로나19시대의 사회복지정책은 처음 접하는 일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처럼 어설픈 답변만 하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국가에서 제공되는 금액은 어머니와 생계를 꾸리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정진찬(가명)님은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지금 당장의 생계를 꾸리기 위한 취업이 필요했다. 시간이 지나 2020년이 되어 비장애인이 코로나19에 적응할 무렵에서야 정진찬(가명)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이 일자리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최전방에 위치했다. 기관 또는 건물 입구에서 코로나19 방역 패스를 확인하고, 건물입구를 통과하는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의 체온을 체크하는 일이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이 일자리를 정진찬(가명)님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택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애인정책은 2020년 6월 보건복지부에서 다급한 매뉴얼 제작과 보급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을 통해 사회복지사인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건 정말 간단했다. 국가가 장애인을 사회적약자로 인식하여 발 빠른 대응을 하기보다 장애인을 사회적약자로 취급하여 가장 느리게 조치함으로써 사각지대에 놓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인 나조차도 그렇게 느끼는데 장애당사자가 직접적으로 느끼는 마음은 어떨까? 사회에 대한 불신은 커져가고 비장애인과의 대립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 생각한다. 갑작스러운 질병의 대유행에 완벽한 대응은 없다. 하지만 사각지대를 그대로 내버려 두는 정부의 정책은 장애인을 떠난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국가가 모든 문제를 떠안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약육강식으로 이루어진 자연 생태계와 우리는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오늘도 힘든 몸을 이끌고 마스크를 쓴 채로 생계를 위해 이곳 저곳 사무실을 방문하며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장애인분이 있다. 청년실업문제와 자영업자의 폐업과 같이 장애인 취업 문제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강진혁/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조직지원부>

출처 : 헤드라인제주(http://www.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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